Quadro 앱 개발자가 직접 말하는,
투두 리스트 앱을 직접 만든 이유
시중에 수백 개의 투두 앱이 있는데 왜 굳이 하나 더 만들었을까? 기존 앱의 한계를 경험하고, 직접 해결책을 코드로 만든 개발자의 솔직한 이야기.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투두 리스트 앱을 최소 20개는 써봤습니다.
Todoist, TickTick, Things 3, Notion, Google Tasks, Microsoft To Do, Apple 미리알림, Any.do... 하나를 쓰다가 불편한 점이 생기면 "이번에야말로 완벽한 앱을 찾았다"며 다른 앱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비슷한 불만을 반복하며 또 다른 앱을 찾아 헤매게 되더군요.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문제는 앱이 아니라, 투두 리스트라는 형식 자체에 있다는 것을요.
1. "다 적어놓기만 하면 된다"는 거짓말
대부분의 투두 앱은 같은 철학을 공유합니다. 할 일을 빠짐없이 적어두면 머릿속이 정리되고, 하나씩 체크하면 생산적인 하루가 된다는 것이죠. 데이비드 앨런의 GTD(Getting Things Done) 방법론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 방식은 치명적인 문제를 만듭니다. 할 일 목록이 길어질수록 "뭐부터 해야 하지?"라는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가 말한 "선택의 역설"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결정의 질은 떨어지고, 만족도는 낮아지며,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 채 하루가 끝납니다.
저도 매일 아침 20개가 넘는 할 일 목록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다 중요해 보이고, 다 급해 보이고, 결국 제일 쉬운 것부터 하다가 정말 중요한 건 미루게 되더군요.
핵심 문제
투두 리스트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알려주지만,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우선순위 없는 목록은 불안만 키울 뿐입니다.
2. 기존 앱들에서 느낀 3가지 한계
수십 개의 앱을 전전하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한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선순위 판단을 사용자에게 떠넘긴다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구분 없이 같은 줄에 나열됩니다. "치과 예약"과 "사업 계획서 작성"이 동등한 무게로 놓여 있죠.
오늘 할 일과 전체 할 일이 뒤섞인다
100개의 태스크 중 오늘 집중해야 할 3개를 골라내는 기능이 없거나, 있어도 사용하기 번거롭습니다.
완료 이후의 회고가 없다
체크 표시를 누르면 끝. 이번 주 무엇을 많이 했고, 어떤 패턴으로 일했는지 되돌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Notion처럼 커스터마이징이 극도로 자유로운 도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앱"이 아니라 "빈 종이"에 가깝습니다.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쓰느라 정작 할 일은 못 하게 되죠. 생산성 도구가 또 하나의 생산성 과제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
저는 열어보는 순간 "지금 이걸 해야 한다"를 바로 알 수 있는 앱이 필요했습니다.
3.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를 만나다
돌파구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에서 찾았습니다.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사용했다고 알려진 이 방법은 모든 일을 긴급함(Urgency)과 중요함(Importance) 두 축으로 나눕니다.
Q1: 긴급+중요
즉시 실행
Q2: 중요 (비긴급)
계획하고 투자
Q3: 긴급 (비중요)
위임하거나 최소화
Q4: 비긴급+비중요
과감하게 제거
이 프레임워크를 알게 된 순간, 그동안의 문제가 명확해졌습니다. 저는 Q3(급하지만 안 중요한 일)에 하루 대부분을 쓰고 있었고, 진짜 미래를 바꿀 Q2(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는 계속 미루고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이 매트릭스를 실제로 쓸 수 있는 앱이 마땅치 않았다는 겁니다. 종이에 그리면 수정이 안 되고, 스프레드시트는 너무 번거롭고, 기존 투두 앱에 라벨로 흉내 내면 직관성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내가 직접 만들지 뭐."
개발자니까 할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렇게 Quadro가 시작됐습니다.
4. 직접 만들면서 넣은 것들
처음에는 4분면 보드만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쓰면서 "이것도 필요하네, 저것도 필요하네"를 반복하다 보니 몇 가지 핵심 기능이 자연스럽게 추가됐습니다.
Today Focus — "오늘은 이것만"
4분면에 태스크를 분류하는 건 전략입니다. 하지만 전략만으로는 하루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오늘 집중할 일"을 골라 Today Focus에 올려놓으면, 앱을 열었을 때 그 목록만 보입니다. 100개의 할 일 중에서 오늘의 3~5개만 바라보는 것. 이것만으로 결정 피로가 극적으로 줄어듭니다.
ONE THING — "딱 하나만 고르세요"
Today Focus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 하나를 선택하는 기능입니다. "오늘 이것 하나만 끝내면 성공적인 하루다"라는 기준을 세워두면 나머지 일에 대한 불안이 놀라울 정도로 줄어듭니다.
게리 켈러의 베스트셀러 《원씽(The ONE Thing)》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다른 모든 것을 더 쉽게 만들거나 불필요하게 만드는 그 한 가지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던지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루틴 트래커 — "매일 반복하는 일은 따로"
이를 닦고, 물을 마시고, 일기를 쓰는 것. 이런 루틴은 "할 일"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기존 투두 앱에서는 이것들이 일반 태스크와 섞여서 목록을 어지럽혔습니다.
Quadro에서는 루틴을 별도 타임라인으로 분리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루틴 체크, 저녁에 하루를 마무리하며 저녁 루틴 체크. 투두와 루틴이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역할을 합니다.
개발하면서 깨달은 점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 기능이 없으면 내가 불편한가?" "예"가 아니면 만들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1호가 곧 개발자 본인이니까, 거짓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5. 직접 만들어보니 달라진 것들
앱을 만들고 직접 쓰면서 몇 가지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우선순위 감각이 생겼다
모든 태스크를 4분면에 넣는 행위 자체가 훈련입니다. "이건 진짜 급한 건가, 아니면 급한 것처럼 느껴지는 건가?" "이건 중요한 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렇게 느끼는 건가?" 이 질문을 매일 반복하다 보니, 일의 경중을 가리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길러졌습니다.
완벽주의가 줄었다
Q4(안 급하고 안 중요한 일)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니, "이건 안 해도 되는 일이었구나"를 인정하기가 쉬워졌습니다. 예전에는 할 일 목록에 있으면 다 해야 할 것 같았는데, Q4에 놓고 나면 "이건 과감하게 삭제"라는 결정이 편해집니다.
회고하는 습관이 붙었다
주간 통계를 보면 Q1에 얼마나 시간을 썼는지, Q2에 투자한 비율이 어떤지 한눈에 보입니다. "이번 주는 급한 불 끄기에만 매달렸구나"라는 자각이 다음 주의 계획을 바꿔줍니다. 통계 대시보드가 없었다면 이 피드백 루프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6. "왜 기존 앱을 안 쓰고?"에 대한 답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겁니다. "이미 좋은 앱 많은데 왜 굳이?"
맞는 말입니다. Todoist는 훌륭한 앱이고, Things 3의 UX는 감탄할 만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필요한 건 "할 일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앱"이 아니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판단을 도와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차이를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관점 | 일반 투두 앱 | Quadro |
|---|---|---|
| 분류 기준 | 프로젝트, 태그, 날짜 | 긴급함 × 중요함 (4분면) |
| 오늘 집중 | 마감일 기준 자동 필터 | 직접 선택 + ONE THING |
| 루틴 관리 | 반복 태스크로 대체 | 별도 타임라인 분리 |
| 회고 | 완료 수 카운트 정도 | 분면별 통계 + 주간 리뷰 |
| 철학 | "다 기록하라" |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 |
결국 도구의 우열이 아니라 철학의 차이입니다. "할 일을 빠짐없이 관리하는 것"과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마무리 — 완벽한 앱은 없지만
솔직히 Quadro가 완벽한 앱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계속 개선 중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자신에게 맞는 시스템을 갖는 것이 어떤 앱을 쓰느냐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겁니다.
저에게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가 그 시스템이었고, 그걸 매일 쉽게 쓸 수 있게 만든 게 Quadro입니다.
"생산성의 핵심은 더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이다."
만약 지금 쓰는 투두 앱이 불편하다면, 앱을 바꾸기 전에 한 가지만 해보세요. 오늘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정하고, 그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그 한 가지가 끝나면 나머지는 어떻게든 됩니다.
그리고 그 한 가지를 정하는 걸 도와주는 도구가 필요하다면, Quadro를 한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아이젠하워 매트릭스 기반 4분면 태스크 관리, ONE THING, 루틴 트래커까지.
Quadro로 오늘의 우선순위를 정해보세요.